[초등수학] 2. 초등 3학년 수학 홈스쿨로 선행학습

작년 2월, 새학년이 시작되기 한달 전부터 3학년 수학 선행학습을 시작했습니다. 저나 남편이나 선행을 하더라도 한 학기 정도만 하자,는 생각이에요. 빨리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단단하게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어떤 문제집으로 시작해야 개념을 잘 잡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고른 게 '신사고 우공비'였습니다. 선생님이 아닌 혼자서, 자기주도 학습으로 진도를 나가야 하니 최대한 쉽게 설명된 책을 골랐어요.
아이는 생각보다 쉽게 1학기 문제집을 풀어나갔습니다. 중간중간 이해 못 하는 개념은 아빠나 엄마가 설명해 주면서 했어요. 퇴근 전에 아이가 문제를 풀어 놓으면 아빠가 채점해 주면서 틀린 문제와 개념을 잡아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4~5페이지씩 풀게 했어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모바일 게임을 하고 싶을 땐 한 페이지를 풀면 5분간 게임할 수 있는 룰을 만들어서 아이의 동기를 자극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문제집을 더 빨리 풀었어요. 그 후에 1학년 과정을 복습할 땐 '신사고 최상위 쎈'을 골랐습니다. 조금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 있었지만 아이는 침착하게 잘 맞혔어요. 그렇게 두 권을 끝낸 후 마지막으로 '디딤돌 최상위 수학S'를 풀게 했습니다. 둘 다 이름은 최상위였지만 아이가 더 좋아한 책은 디딤돌 최상위였어요. 고난이도였지만 문제가 더 심플하고 덜 꼬아서 좋았대요. 신사고 쎈은 고난이도로 만들기 위해 쓸데없이 꼬아놓은 문제들이 보였어요. 그래서 3학년 2학기 수학을 선행할 때는 개념책 이후에 최상위는 디딤돌만 풀었네요.

1학기 문제집을 풀고 나니 2학기는 더 쉽게 풀었어요. 처음에는 아이가 "아직 1학기인데 왜 2학기 문제를 풀어?"라고 물었습니다. 사실 선행학습도 부모의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중학교 수학을 푼다고 그 아이가 수학을 잘 하는 것일까요? '푼다'는 것을 착각하면 안 되는 게, 어떤 수준의 문제를 풀고 있는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개념서만 풀고 넘어가는 거면 선행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매 과정을 단단하게 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개념서를 잘 푼 아이라면 난이도를 높인 문제를 자꾸 접하게 해 주세요. 그리고 문제를 쉽게 푸는 방법이 아니라 '제대로' 푸는 방법을 알아야 고학년 수학에서 원리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원리를 깨닫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