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 중 하나가 스마트폰을 언제 사 줄 것인가 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유튜브와 게임이겠죠. 요즘 모바일 게임 한 두 개 안 하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저희집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가 빠진 게임은 마인크래프트였어요. 직접 하는 게임은 아직 안 된다고 미루다가 작년에 결국 코로나한테 지고 말았습니다. 학교도 못 가고 매일 집에 있는 아이가 할 수 있는 놀이란 금세 동이 났어요. 아이도 힘들고 봐 주는 사람도 힘든 시간... 저와 남편은 "마인크래프트는 그래도 창의력에 도움이 되는 게임이야. 총 쏘고 피 흘리는 게임은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하며 끝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아직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아 처음엔 노트북으로 하라고 했었는데, 두 아이가 화상 수업을 하고 어른들이 노트북을 쓰는 일이 많아지자 결국 폰을 찾았습니다. 제가 쓰던 구형폰에 와이파이를 연결해 주고 거기에 게임을 깔아줬어요. 아이가 크리스마스날처럼 행복해 하더군요. 대신 하루에 게임하는 시간을 정해뒀습니다. 평일엔 30분, 주말엔 90분. 물론 게임을 더 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문제집을 좀 더 풀거나 리틀팍스 영상을 더 봐서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시간을 버는 아이들! 수학 문제집 한 페이지를 풀면 5분을 법니다. 리틀팍스는 영상을 보는 길이만큼 게임 시간을 법니다. 문제집 한 권이 끝나면 30분을 벌고요.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많이 한다고 마냥 게임을 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을 벌어서 게임할 수 있는 제한은 하루 30분. 그 이상은 안 되는 게 저희 집 룰입니다. 그래도 게임을 끄기 싫은 마음을 참으며 마냥 떼 쓰지 않고 그 룰을 지키는 아이들이 참 대견합니다.
"너희들이 열심히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하니까 이 게임은 엄마, 아빠가 주는 선물이야. 대신 공부하기 싫으면 게임도 그만 둬야해. 왜냐하면 엄마가 일을 해야 월급을 받듯이 너희도 학생답게 공부를 해야 게임 시간도 주어지는 거란다."
물론 공부의 목적이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그건 아이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어른들의 얕은 꾀로 아이들을 게임으로 꼬드겨 공부를 시키고 있는 것일 뿐이죠. 저 역시 하루 빨리 아이가 공부 그 자체의 매력에 빠져서 게임보다는 영어 동화책을 찾아 스스로 읽기를 바랍니다. 그치만 아이가 그 어려운 일을 해내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렇게 얕은 수로 꼬드겨도 되겠죠? 홈스쿨을 하고 있는 수많은 부모님들에게도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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